'반려견용 TV 프로그램'의 인기… 반려견이 정말 시청할까?

사진 출처, Luca Carano
- 기자, 데이비드 실버버그
- 기자, 기술 전문기자
- Reporting from, Toronto
- 읽는 시간: 4 분
루카 카라노는 6년 전, 당시 여자친구와 함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살던 시절, 반려견 루나를 홀로 집에 두고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다. 평소에는 늘 데리고 외출했으나, 그날은 예외였다.
현재 이탈리아 볼로냐에 거주하는 조종사 카라노는 당시를 회상하며 "혼자 남아 심심하고 외로워할 테니 유튜브에서 루나를 위한 영상을 찾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했다. 강아지들이 잘 구분할 수 있는 색감으로 구성된, 강아지를 위한 영상들을 모아놓은 유튜브 채널 '시에스타 도그 TV'를 개설한 것이다.
각각 최대 10시간 분량의 이 영상에는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뉴욕에서 뛰어노는 강아지나 연못을 구경하는 강아지들이 등장하고, 잔잔한 배경 음악이 흘러나온다. 강아지들이 편안하게 바라보며 쉴 수 있도록 마련된 요소들이다.
카라노의 영상 중 하나는 조회수 약 350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루나가 이 영상들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직접 목격하기도 했고,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가 내 영상을 워낙 좋아해서 이제 집에 혼자 둘 수 있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 Luca Carano
카라노가 이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고 지난 6년 동안, 반려견을 위한 TV 프로그램은 빠르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집에 홀로 남겨지는 반려견을 걱정하는 보호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수요를 겨냥한 채널들도 많이 생겨난 것이다.
미국 코네티컷 소재 '반려견 행동 연구 센터'의 니콜라스 도드먼 소장은 "예전보다 반려견에게 더 애착을 갖고, 자식처럼 여기며 혼자 두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하며, "최근에는 반려견들의 분리불안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반려견을 위한 TV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고, 그렇게 '포 퍼스 TV', '카툰 도그 뮤직', '퍼피 드림스케이프', '슬리피 캣츠'와 같은 채널이 생겨났다.,
즐겁게 뛰어노는 강아지나 다람쥐를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영상도 있고, 다른 동물이나 사람들이 말랑말랑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영상도 있다.
한편 카라노는 다른 채널들과 달리 영상에 주로 파란색 계열을 사용하는데, 이는 반려견이 상대적으로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색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콘텐츠 제작이 훨씬 쉬워졌다고 한다.
"유튜브 영상의 일부는 AI로, 일부는 손으로 직접 그려 제작했다"는 그는 "기술 덕분에 하와이처럼 원하는 곳 어디든 영상의 배경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개들은 자기가 보는 화면 속 콘텐츠가 AI 제작물인지 아닌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개들은 실제로 TV를 볼까. 그리고 TV 시청이 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엇갈린다.
지난 2023년, 영국 퀸즈대학교 벨파스트 산하 '개 행동 센터'에서는 유기견 보호센터의 개 50마리를 대상으로 다양한 화면에 대한 반응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개들이 TV 화면을 직접 바라본 시간은 전체 시청 가능 시간 중 단 10.8%에 불과했다.
해당 보고서는 "이 연구에 참여한 개들은 TV 화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비교적 짧은 시간에 모니터의 존재에 익숙해졌다"고 밝다.
이 연구진은 전통적인 놀아주기야말로 개의 웰빙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개들 및 사람과의 사회적 접촉은 필수적이며, 제한된 공간에서 사는 개들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적 자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화면에 대한 낮은 관심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조교수인 일리에나 히르스키-더글라스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히르스키-더글라스 교수는 2가지 연구를 통해 개들이 일반적으로 장시간 동영상을 시청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개들의 시청 시간은 매우 짧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개 단 두 마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다 더 긍정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오번 대학교 연구진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연구에서는 주인들이 작성한 설문 조사를 통해 개 453마리의 시청 행동을 살펴봤다.
연구진은 주인이 이미 평소에도 TV를 시청하고 있다고 응답한 개들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개들은 TV 시청 시 의미 있고 가득 찬 세상을 경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TV 시청은 개들에게 풍요롭고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DogTV
2012년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애리조나 기반의 '도그TV'의 베케 루비치 CEO는 반려견의 TV 시청이 유익하다고 확신한다.
"당사의 영상은 개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개호텔에서 영상을 시청한 반려견들은 서성거리는 시간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털을 손질하고 휴식을 취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는 미국 퍼듀 대학교의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한편 도그TV는 콘텐츠에 실제 반려견을 등장시키며, AI는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루비치 CEO는 "AI를 이용해 콘텐츠를 대량 생산하는 모방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당사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한 일에 지름길을 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AI를 적극적으로 테스트하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 시 일부 제한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신중하고 엄격한 감독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그TV 측은 방영 전 반려견이 좋아하는 색감이 화면에서 더욱 강조되게 편집한다.
"흥미로운 점은 빨간색과 녹색을 강조하면 영상에 입체감이 더해져 선명해지고 강아지들이 더 잘 구분한다는 점입니다."
도그TV의 일부 프로그램은 노출치료를 떠올리게 한다. 불꽃놀이나 차량 이동을 두려워하는 반려견들이 많은데, 그러한 상황과 경험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면 강아지들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루비치 CEO의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자극을 통제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접하면 실제 상황에서도 불안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사진 출처, DogTV
루비치 CEO는 TV 시청 경험은 각 개, 견종마다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들판에서 쉬는 모습에서 편암함을 느끼는 개들도 있지만, 공원에서 개들이 서로 쫓고 쫓기는 영상처럼 더 자극적인 영상을 선호하는 개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활동량이 적은 개들에도 TV 시청은 유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상 콘텐츠는 나이가 많은 개나 활동량이 적은 개들에게도 정신적 자극제가 돼 준다"는 그는 "신체 활동을 자주 하지 않더라도 정신적인 자극은 필요한 법"이라고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