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없다' … 미국 전역에서 열린 트럼프 반대 집회
- 기자, 사크시 벤카트라만
- 읽는 시간: 6 분
지난 주말 미국 여러 도시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3번째 대규모 '노 킹스(No Kings·미국에 왕은 없다)' 집회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28일(현지시간), 시위 주최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과 이란 전쟁, 이민 단속, 치솟는 물가 등에 항의하고자 80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주최 측은 "트럼프는 마치 폭군처럼 우리 위에 군림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곳은 미국이고, 권력은 국민의 것이지, 왕이 되고 싶어 하는 자들이나 억만장자 측근들의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시위는 "트럼프 착란 증후군(TDS) 치료 모임"이며, "돈을 받고 보도하는 기자들만" 관심 갖는 행사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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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주최 측이 주장한 참가자 규모를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이전에 벌어진 '왕은 없다' 시위에도 수백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8일 하루 동안 미국 전역의 거의 모든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지방 소도시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등 해외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시위대는 워싱턴 DC의 거리로 나와 행진하고, 링컨 기념관 앞 계단과 내셔널 몰(워싱턴 DC 내 상징적인 공원) 일대에 집결했다.
이전 시위와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및 행정부 주요 인물들을 상징하는 인형을 들고 이들의 퇴진과 체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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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네소타주는 28일 대규모 '왕은 없다' 시위가 열린 지역 중 하나다. 지난 1월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에 의해 미국 시민인 르네 니콜 굿과 알렉스 프레티가 사망한 곳으로, 이들의 죽음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대한 분노와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했다.
이날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피켓을 들었으며, 여러 저명한 민주당 인사들 또한 주 의사당 건물이 있는 주도 세인트폴에 집결했다.
유명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도 무대에 올라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노래인 '미니애폴리스의 거리들'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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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스퀘어에도 수천 명이 모여 맨해튼 미드타운(중심부) 일대를 행진했다. 평소에도 붐비는 지역으로, 인파로 인해 경찰이 나서 거리를 통제했다.
뉴욕 시위에 참석한 유명 배우 겸 감독 로버트 드 니로는 톰 브룩 BBC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맞선 시위 참여가 매우 중요함을 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이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자가 어떤 사람인지, 매일 상황이 나빠지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현재 우리는 전쟁 중이다. 다음에는 그가 지상군을 파병할 수도 있다. 이 자는 미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주 단순한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자에 맞서, 이 정권에 맞서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한다. 평화롭게 싸워야 하지만, 저항해야 한다.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계에 발을 들인 이후 줄곧 드 니로와 자주 충돌했던 트럼프는 지난달에는 드 니로를 "극도로 IQ가 낮은" "정신이 나간 아픈 사람"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드 니로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중 일부는 심각한 범죄다!!"고 적었다.
뉴욕 경찰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열린 '왕은 없다' 시위에서는 5개 자치구 전역에서 약 10만 명이 모였다.
한편 시위 중 충돌도 있었다.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연방 법 집행관을 폭행한 혐의로 2명이 체포됐다.
DHS는 X에 올린 성명을 통해 "폭도 1000여명이" 연방 건물을 에워싸고 DHS 요원들에게 물건을 던지기 시작했고, 이에 요원 2명이 시멘트 블록에 맞아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로스앤젤레스경찰(LAPD)은 시내 다른 지역에서는 연방 교도소 인근에서 해산 명령에 불복한 참가자 "여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대에게 "문을 부수거나 물건을 던지지 말라"고 경고한 후, 연방 당국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고자 "비살상 조치"를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는 맞불 시위가 벌어져 도로를 점거하고 '왕은 없다' 행진을 방해하는 과정에서 "소규모 충돌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일부가 체포됐다.
한편 해외 거주 미국인들도 파리, 런던, 리스본 등 여러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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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에는 8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왕은 없다' 시위 참가자 수 추정치인 700만 명을 웃도는 규모다.
여러 주에서 주 방위군을 동원했으나, 주최 측은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2025년 1월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정부 일부를 축소하고, 일부 주지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요 도시에 주 방위군을 배치하는 등 대통령 권한의 범위를 확대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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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고위 사법 집행관들에게 자신이 정적으로 여기는 이들의 기소를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조치는 위기 상황에 놓인 국가를 재건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신이 독재자처럼 행동한다는 비난은 과잉 반응이라고 일축한다.
그는 지난해 10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나를 왕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왕이 아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조치는 위헌 소지가 있으며, 미국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