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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를 사용하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 기자, 멜리사 호겐붐
- 읽는 시간: 9 분
비만치료제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마법의 해결책'이 아니다. 특히 감량한 체중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려면 더욱 그렇다.
사라 르 브록은 비만치료제가 가져온 변화를 직접 경험한 인물이다. 그는 성인기의 대부분을 비만 상태로 보내며 수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해왔다. BBC '인사이드 헬스(Inside Health)'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새로운 방법이 나올 때마다 나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모두 시도해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체중은 늘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러던 중, 2년여 간 비만치료제를 사용한 결과 약 51kg을 감량할 수 있었다. 그는 "갑자기 음식에 대한 생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에너지가 넘치고, 예전에는 하지 못했던 일들도 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다시 새로운 자유를 얻은 기분이에요."
오늘날 사라를 비롯한 수백만 명이 '오젬픽(Ozempic)'이나 '마운자로(Mounjaro)'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주사제 형태를 넘어서, 알약 형태의 신약들도 출시되고 있어 약물로 체중을 감량하려는 사람들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약물들이 비만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점은 확실하다. 워싱턴 대학교 의대 교수인 데이비드 커밍스는 비만이 이제 "완화 가능한" 문제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이 치료제는 제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기적에 가까운 약물입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약물을 중단했을 때 체중이 빠르게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지적하며, 행동 변화의 필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비만치료제 사용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은 치료제 사용 전 무엇을 알아야 할까?
비만치료제의 작용 원리
비만치료제는 우리 몸이 배가 부를 때 분비되는 호르몬을 모방하여 식욕을 억제한다. 그 대표적인 호르몬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자극 폴리펩타이드)다.
이 호르몬들은 GLP-1 및 GIP 수용체로 알려진 세포 표면의 특정 수용체에 결합하여 뇌에 포만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체중 감량은 보통 약물 사용 후 몇 주 내에 시작된다. 원래 비만치료제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되었으나, 최근에는 비만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비공식적인 경로로 이를 구매하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오늘날 비만치료제는 72주 동안 체중의 14~20%를 감량할 수 있을 만큼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의 약 10~15%는 체중 감량 효과가 거의 없는 "무반응자"에 속한다.
글래스고 대학교 심혈관대사내과 교수인 나비드 사타르 교수는 GLP-1을 현대의 "비만 유발 환경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화학적 방패"라고 비유했다. 그는 영국 정부의 '비만 의료 목표(Obesity Healthcare Goals)'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으며, 체중 감량 약물을 생산하는 여러 기업들의 임상 시험의 자문을 맡은 바 있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의 주식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금은 어디에나 음식이 있고, 전화 한 통이면 30분 안에 1만 칼로리 분량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약물 중단 후, 체중은 다시 늘어난다
커밍스 교수는 비만치료제를 사용해 체중 감량을 시도하려는 이들에게 "약물을 장기적으로 사용해야 할 가능성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BMI(체질량지수, 보통 25 이상을 과체중, 30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 50 이상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비만 환자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는 "얼마나 오래 사용해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환자들은 대개 1년 정도 사용 후 약물을 중단한다고 한다. 실제로 9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평균 치료 기간은 약 39주로 나타났다. 커밍스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약물을 중단한 후에도 스스로 체중 감량을 계속할 수 있다고 믿지만, 여러 연구 결과들은 그것이 현실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들이 약물 사용을 중단하는 이유로 치료비 부담, 보험 적용 중단, 장기 복용에 대한 거부감 등을 들었다.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체중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만치료제를 중단한 사람들은 행동 변화에 초점을 맞춘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마친 사람들보다 최대 4배 빠르게 체중이 증가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약물 사용을 중단한 후 8주 만에 1.5kg이 증가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체중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또한 고혈압과 같은 다른 건강 문제들이 재발한 사례도 있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비만치료제를 중단한 사람들이 1년 후 감량했던 체중의 60%를 다시 회복했다.
사타르 교수는 빠른 '요요현상'의 원인으로 연구자들이 '푸드 노이즈(food noise)'라 부르는 현상을 지적했다. 푸드 노이즈는 음식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상태를 의미한다.
호르몬의 역할도 고려해야 한다. 체중을 감량하려 할 때, 우리 몸은 빠진 체중을 다시 회복하라는 강력한 호르몬 반응을 일으킨다. 커밍스 교수는 이를 "뇌가 칼로리 감소를 에너지 결핍 상태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약물을 중단하면,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은 증가하고 신진대사율은 낮아진다. 커밍스 교수는 "이러한 생리학적 방어 기제가 강하게 작용하면, 약물의 효과마저 상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 습관 변화
사타르 교수는 일부 사람들은 체중을 감량하면서 생활 방식을 바꾸고, 약물의 용량을 줄이거나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방식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연구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약물 사용을 시작할 때보다 낮은 용량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음식과 관련된 환경이 이전과 변함없기 때문에 아마도 여전히 일정 용량의 약물을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비만치료제와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면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생활 습관 개선 대신 약물 사용을 선택하는 경향에 대해 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최근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이들에게, 행동 변화와 생활 습관 개선에 대한 지원이 함께 제공되지 않으면 영양 결핍 등의 문제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보고서의 주저자인 케임브리지 대학교 영양 및 행동 과학자 마리 스프렉클리 박사는 "비만 치료제 사용자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필요한 모든 비타민과 미네랄을 공급받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도 노쇠나 근육 손실 같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바라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나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려다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하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스프렉클리 박사와 동료 연구진은 비만치료제가 식욕을 극적으로 감소시켜 환자들이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자들이 올바른 식단을 유지하도록 장기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환자들은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얻게 될 수도 있다.
단번에 해결할 방법은 없다
이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약물만으로는 "비만 문제의 확산을 되돌릴 수 없다"고 경고했다. WHO는 GLP-1 계열 약물 사용에 관한 지침에서 조기 개입과 선별 검사, 그리고 건강한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조치들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사타르 교수는 약물 치료 중에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용이하다고 말했다. "약물 덕분에 식단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심리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영국 러프버러 대학교의 행동 의학 교수인 아만다 데일리 교수는 행동 변화가 매우 도전적인 과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GLP-1 계열 약물을 중단한 경우 체중이 얼마나 빠르게 다시 증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 환자들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일리 교수는 비만이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질환인 만큼 약물만으로는 "완치"될 수 없다고 말했다. 체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식단 개선과 신체 활동 증가를 위한 추가 지원 등 "포괄적 관리(wraparound care)"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민간 의료 기관들이 이러한 필수적인 지원을 제대로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특히 민간 경로를 통해 약물을 처방받은 이들은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미세한 자극이 행동 변화를 돕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진은 생활 습관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마이크로 스텝(microsteps)"이라는 작은 자극들이 GLP-1 계열 약물 사용자들의 건강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이 실험에서의 행동 변화는 영양, 신체 활동, 수면 및 스트레스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마이크로 스텝은 설탕이 든 음료 대신 물 마시기, 점심 후 커피 금지, 스트레스 상황에서 심호흡하기, 혹은 5분간 야외 산책하기와 같은 '작고 실천 가능한 과제'들로 구성되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작은 과제들이 자신의 행동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스탠퍼드 의과대학의 마야 아담 교수는 "이런 작은 과제가 주는 기대감은 행동 변화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아담 교수는 "최상의 건강 상태를 달성하는 것은 약물 치료 이상의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작은 자극을 주는 것이 매우 효과적일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작은 과제는 "실패하기엔 너무 작은(too small to fail)" 조치라면서도, 사소한 변화도 시간이 흐르면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부작용
데일리 교수는 비만치료제와 관련해 보고된 부작용을 고려할 때 행동 변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위장 장애, 췌장염, 담석 발생이 보고된 바 있으며, 운동을 병행하지 않는 복용자들 사이에서는 근육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는 골격 및 관절 질환과의 연관성도 발견되었다.
GLP-1 계열 약물의 효능에 관한 수년 간의 데이터가 축적되었지만, 그 장기적인 효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약물의 효능이 감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결론이 없다. 또한 임신 중에는 이 약물 사용이 권장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임신 결과나 다음 세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부족한 상태이다.
사타르 교수와 커밍스 교수는 비만으로 인한 건강상의 악영향을 고려할 때, 약물의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체중과 관련된 여러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들은 더욱 그렇다고 했다. 심장 질환, 암, 뇌졸중은 전 세계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며, 이들 질환은 모두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판도 변화
분명한 점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지형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만치료제는 체중 감량 외에도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이 약물들은 심장 건강 개선, 감염 감소, 약물 남용 위험 저하 및 치매 발병률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면 무호흡증, 관절염 및 약물 중독 증상을 완화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
최근 임상 시험에서는 '레타트루티드(retatrutide)'라는 신약 또한 유망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 약물은 허기를 조절하는 세 가지 호르몬을 모방하는데, 제조사인 '일라이 릴리(Eli Lilly)'에 따르면 68주 복용 후 체중이 거의 29% 감량되었다는 초기 자료가 나왔다고 한다.
다만 데일리 교수는 이 약물들이 비만 치료를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약물 복용 기간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건강한 변화를 더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칼로리가 높은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는 이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비만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중대한 보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데일리 교수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식품 환경을 변화시키고 정부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다음 세대에서 이러한 약물이 필요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멜리사 호겐붐은 BBC의 건강 전문 선임 기자로,'브레드위너스(Breadwinners)'(2025)와 '마더후드 컴플렉스(The Motherhood Complex)' 등의 책을 저술했습니다.